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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혈붙이
임현희 2022-05-10 추천 12 댓글 0 조회 856

우리는붙이를 좋아한다. 원래 붙이의 뜻은 혈연관계가 있어 같은 부류에 묶일 수 있는 가까운 사람을 일컫는 말이지만, 사람들은 혈연관계는 아닐지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관계의 사슬로 같은 부류에 묶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린다. 그러다 보니 학연, 지연,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대두된 것이다. 처음 만나 대화가 이뤄지면 지역, 학교, 유명인, 군 복무지 등을 들먹이며 엮는 작업을 한다. 그러다가 뭐 하나 걸려들면 기어코 어떤 관계 형성의 붙이를 만들어내고야 만다.

 

  가까운 선배 목사님은 동년배쯤 되어 보이는 다른 목사님과 붙이 작업에 들어갔다. 마침 출신 지역 그리고 고등학교 동문이라는 것에 일치를 보고는 상기된 마음에 당연히 자신이 선배일 줄로 알고 자신 있게 먼저 몇 회 졸업생임을 밝혔는데 결과는 2년 후배로 밝혀졌다. 난감하던 차에 제안하기를 신학교 졸업과 목사 안수는 자신이 선배이니 이것으로 서로 상쇄하여 친구 하자고 하여 친구 붙이가 결성되었다고 한다.

 

  혈연이야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학연, 지연으로 사람들이 뭉치고 서로 도우며 호의를 베푸는 것은 좋은 모습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호의와 편의를 제공한답시고 원칙과 상식 위에서 학연과 지연의 돌멩이를 내던져 누군가에게 아픔과 상처를 남기고 끼리끼리가 되어 집단 이기주의의 온상이 되는 것은 바르지 못한 모습이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있거니와 붙이 중에도 가장 진한 것은 부모, 자식, 형제 등과 같이 혈연관계로 맺어진 육친에 속하는 사람인 살붙이또는 피붙이이다.

 

  그 붙이의 또 다른 이름은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가족에서의 혈연관계는 부모-자녀 관계를 기본으로 하고 그 확장을 포함한다. 예컨대 조손 관계는 부모-자녀 관계가 수직적으로 확장된 것이며, 형제 관계는 부모를 공유하는 수평적 확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인연(姻緣)관계는 부부관계를 기본으로 하고 그 확장을 포함한다. 고부 관계는 한 여성의 부부관계와 그 남편의 모자 관계의 결합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입양은 생물학적 자녀가 없는 경우에 특정의 목적을 위하여 사회적인 자녀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무제한적인 확장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일정한 규칙에 따라 범위가 제한된다. 또한 수명과 출산 등 생물학적인 제한에 의하여 그 최대 범위가 제한되기도 한다. 어떤 규칙을 적용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가족 구성이 가능하지만, 한 사회는 일정한 규칙에 따름으로써 가족을 구성하는 친족원의 범위를 한정하게 되고 따라서 그 사회의 특징적인 가족 유형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일정 범위의 친족원 만으로 가족이 구성되면, 이들은 자기들이 한 가족이라는 가족의식을 가지게 된다. 이와 같이 구성되어 생계를 함께하는 집단을 가족이라 하고 이 가족집단의 구성원을 가족원이라 할 수 있다.

 

  이 땅에 성육신하신 예수님에게도 가족이 있으셨다. 부모인 요셉과 마리아가 있었고, 남동생인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와 더불어 두 명의 여동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수님의 가족 일상사는 아버지의 목수 일을 거드심과 부모님과 함께 성전에 오르신 모습 외에 드러난 것이 없고 대부분 공생애의 일상이 성경에 담아져 있다.

 

이는 그 목수의 아들이 아니냐 그 어머니는 마리아, 그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라 하지 않느냐”[마태복음 13:55]

 

  예수님의 가족과의 일상에서 공생애로의 대전환은 가족에 대한 인식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이제 예수님의 가족은 혈육의 개념을 뛰어넘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맺어주시고 알려 주신 차원으로 바뀌게 되었다. 한 번은 예수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시고 있는데 한 사람이 와서보소서 당신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당신께 말하려고 밖에 서 있나이다하고 여쭙자 예수님은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동생들이냐하시며 손을 내밀어 제자들을 가리키며나의 어머니와 나의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12:46-50)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이 말씀은 혈육으로 끈끈하게 맺은 피붙이에 대한 예수님의 매정하고 매몰찬 대답이 아니라 보다 중요한 공적복음으로 인해 맺어진복음 붙이또는하나님 붙이의 중요성을 역설한 말씀이다.

 

주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하나님도 한 분이시니 곧 만유의 아버지시라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시도다”[에베소서 4:5-6]

 

  혈육이 되어 가족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모님에 의해 피와 생명을 나눔 받아야 하듯이 복음 붙이, 하나님 붙이가 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죄 사함과 연합이었다.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은 이 일을 단번에 이루었다. 모든 인류를 대속하여 주셨고 누구든지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부르는 자에게는 구원을 얻어 하나님과 연합되게 하셨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의 은혜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피로 말미암아 속량 곧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에베소서 1:7]

만일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가 되었으면 또한 그의 부활과 같은 모양으로 연합한 자도 되리라”[로마서 6:5]

 

  우리 주님이 흘리신 보혈의 공로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연합된 우리는 하나님과 화목을 이루기 위해 거룩함을 지켜야 하며 동시에 이웃을 사랑하며 화목하게 하는 말씀에 순종하는 열매를 맺어야만 한다.

 

 “곧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 계시사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시며 그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아니하시고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느니라”[고린도후서 5:19]

 

  물과 피보다도 우리 주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은 비교 못 할 정도로 진하다. 그 보혈 한 방울이면 온 세상 사람을 구원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는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혈을 고난의 최종 장소인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고 하시며 마지막 한 방울까지 다 짜내셨다. 그 보혈이 내 생명의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발라질 때 우리는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와 생명으로 연합된보혈 붙이가 된다.

 

  세상의 수많은 붙이들은 반드시 떼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주님의 보혈로 단단히 접착되어 생성된 보혈 붙이는 하나님 나라에서까지 영원히 유효하도록 밀찬된 관계이다. 사랑이신 하나님은 우리보다 더 애틋함으로 보혈 붙이를 단단히 하기 위하여 끊임없고 다함 없는 사랑을 베푸신다. 영혼의 심장이신 우리 주님께로부터 권능의 박동으로 품어져 나온 보혈의 복음이 모세혈관에서만 맴돌다 그 역량을 다하는 생애가 아니라, 동맥을 통해 세계 열방으로 힘있게 흘러나가고 정맥을 통해 값진 결실로 귀소하며 곳곳에서 모세혈관을 통해 모든 죄악의 노폐물이 영적 영양분으로 교환되는 성령의 역사하심이 왕성하게 일어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보혈붙이는 믿음을 가진 사람들만의 결합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의 결합이기 때문에 무엇인들 감당하지 못하랴.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워졌느니라”[에베소서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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