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 교회소개 >
  • 목양칼럼
꼰대
임현희 2024-03-24 추천 14 댓글 0 조회 329

사상 초호화 멤버를 구축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4년 만에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전 국민의 응원을 한 몸에 받았다. 국가 대표가 되었다는 것은, 단순한 스포츠팀을 넘어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얻고, 그 에너지를 국민에게 되돌려주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는 존재이다.

  전반적으로 축구 실력이 상향화된 각국의 대표 선수들인지라 경기를 하루 앞둔 선수들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이었을 것이다. 석식을 하고 어느 정도 포만감을 가진 선수들은 한자리에 앉아 내일의 경기에 대해서 대화를 하고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황금과도 같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에 국대의 어린 몇몇 선수들이 탁구를 즐기려 이탈하는 모습을 보고 주장인 손흥민 선수는 만류하며 다소 쓴소리를 했을 터이고, 이강인 선수는 항변을 하다못해 주먹질까지 하며 서로 엉키던 중 손흥민은 손가락 골절을 당하여 다음날 경기에 테이핑을 하고 나선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더 심각한 것은 주장의 손가락 골절이 아니라, 하나 되어 팀웤을 이뤄야 할 선수들 서로 간의 마음의 골절이었고 그것은 사상 초유로 유효슈팅 제로와 더불어 참담한 패배를 가져왔다. 더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열정을 가지고 개최지까지 가서 목청 돋우어 응원을 했던 수많은 여생팬들과 붉은악마 응원단과, 국내에서 그 새벽녘까지 응원하며 시청했던 국민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주었고, 얼마 후에 알려진 경기 전날 선수들간의 하극상 뉴스를 접한 국민은 아연실색하며 하극상의 주역이 된 선수를 모델로 쓰면 무조건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하고, 광고계도 너도나도 손절을 하는 등 분노의 수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극상(下剋上)계급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이 부당한 방법으로 윗사람을 꺾어 누르거나 없앰을 일컫는다. 여기서 눈여겨볼 단어는부당한이다. 부당한은 하극상의 공격을 받은 사람에게 그 어떤부당함이 있을 시는 하극상이라는 말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정당함부당함으로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에게 어떤 실력행사를 하는 것은 분명코 용납 못 할 하극상임에 틀림이 없다. 그 이면에는 상대방의 언행을꼰대로 치부해 버리는 인성의 하극상에서 출발하게 된다.

 

너는 센 머리 앞에서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위기 19:32]

 

  요즘 한국 사회를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로꼰대가 있다. 꼰대는 본래 기성세대를 의미하는 은어로늙은이선생을 의미하지만, 점차 의미가 확장되어 연령에 상관없이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윗사람이나 상사 등을 비하하는 뜻으로 주로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된다. 이 단어는 1960년대에도 쓰인 적이 있으며 워낙에 신박하기도 하고 꼰대 같은 사람은 어느 공동체에나 포진하고 있어서 그런지 사람들의 언저리에 오래 머무르는 단어인지도 모른다. 윗사람으로서 꼰대 같은 언행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꼰대라는 말의 적용이 용납되겠지만, 내 주장과 주관을 관철시키며 윗사람을 무시하는 태도가 기반이 된 꼰대 적용은, 분명코 있어서는 안 될 하극상이다.

  목회데이터 연구소넘버스 192에 나온 <엄브레인 트렌드모니터>‘2022 꼰대 관련 인식 조사에 의하면, 꼰대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인식은 먼저권위적인’(57%),‘고집이 센’(57%),‘말이 안 통하는’(56%),‘참견하기 좋아하는’(43%),‘남에게 관심이 많은’(42%),‘보수성향의’(37%),‘편견이 있는’(35%)의 의미가 이어졌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꼰대인지 가늠할 수 있을까. 바로말투’(83%).‘가치관’(78%)오지랖’(73%),‘태도’(64%)도 꼰대인지 파악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꼰대의 대표적인 행동의 특징은 말투에 있다고 했는데,“요즘 젊은 애들은(후배들은)”이라고 자주 말하거나, 누군가의 불평에 대해그래도 옛날에 비하면 나아졌다라고 답하거나,“내가 ~했을 때라며 소위라떼는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면 꼰대라고 찍힘 받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자기가 틀린 것을 잘 인정하지 않으며 권위적인 태도까지 보인다면 확실히 꼰대라고 할 수 있다.

 

어른이라고 지혜롭거나 노인이라고 정의를 깨닫는 것이 아니니라”[욥기 32:9]

 

  그렇다면 꼰대는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꼰대가 되는 요인으로 꼽힌 첫 번째 요소는자신이 다른 사람에 비해 우월하게 보이려고’(43%)라는 개인적인 특성이다. 또한꼰대는 개인적인 특성이라기보다는 그 조직문화가 만들어 낸 특성이다’(39%)라는 사회문화적인 요소가 중요한 원인으로 꼽혔다. 그 외에도조직이나 환경보다는 경쟁의식이 만들어 낸 상대방의 비하 의식 때문에’(30%)과거에 과도한 경쟁의식이 만들어 낸 상대방의 비하 의식 때문에’(27%),‘낮은 자존감과 이로 인해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27%)가 역시 주요한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꼰대의 모습은 조직 안에서 서열에 의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자기 생각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며, 성과보다 서열을 중시하는 태도로 나타난다. 더욱이 하급자에게 충성을 강요하고 하급자의 비판을 참지 못하여 하급자에게 교훈적인 말투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꼰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젊은 꼰대의 등장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꼰대가 존재하고, 젊은 세대인 20대에도 꼰대가 존재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10명 중 8명 이상으로 나타났다. 젊은 꼰대의 특징은자신의 경험이 전부인 양 충고하며 가르침’(58%)으로 나타나거나자유롭게 의견 내라더니 결국 본인 답 강요(답정너)’(41%),‘선배가 시키면 해야 한다고 함(상명하복)’(41%),‘본인의 경험담을 늘어놓음’(35%)의 모습을 보인다. 무엇보다자신은 4050 꼰대와 다르다고 생각한다’(49%)는 것이다.

 「넘버스 192는 꼰대 성향 자가 테스트를 소개하는데, 몇 가지 문장을 싣는다.‘옷차림이나 인사 예절도 근무와 연관된 것이므로 선배로서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낯선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 후배에게는 친히 제대로 일하는 법을 알려준다’,‘나보다 늦게 출근하는 후배가 거슬린다’,‘커피, 담배를 알아서 대령하지 않거나 회식에서 삼겹살을 굽지 않아 기어이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후배가 불쾌하다’,‘요즘젊은이들이(혹은후배들이) 노력은 하지 않고 세상 탓, 불평불만만 한다고 생각한다’,‘“내가 너만 했을 때얘기를 자주한다’. 이 중 나에게 3개 이상이 해당한다면 엄연한 꼰대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한다.

  세대 문제 내지는 갈등을 한마디로 귀결하는꼰대라는 말은 어느덧 후대들이 기성세대를 공격하는 최고의 수단이 되어 꼰대 프레임을 걸고 넘어가면 빼도 박도 못하게 된다. 한 공동체에서 멀쩡했던 사람도 이 한마디를 덧씌우면 아무 소리 못 하고 형편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바보라는 지적을 계속 듣다 보면 바보짓을 하는 것처럼, 어느 순간 스스로도나도 꼰대인가하는 프레임에 죄어 든다.

  그렇다고 나름대로 잘 익혀온 세월을 꼰대라는 프레임에 갇혀 무상한 세월로 마무리할 것인가? 전자에서도 말했듯이 정말 보편적인 꼰대 짓을 해서 꼰대 소리를 듣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단지 젊다는 것 하나만으로 까닭 없이 기성세대를 부정하고 세상을 보는 눈이 삐딱하고 이유 없는 반항을 하는 청춘은 뭐라고 할 것인가 반문하고 싶다.

  혹자는꼰대의 반대개념을빤대라고 말한다. 기성세대에게 꼰대가 있다면, 젊은 신세대 중에도 남녀를 불문하고 비판받아 마땅한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실상은 오히려 기성세대만도 못하면서 단지 젊다는 것 하나만으로 나이 든 이를 우습게 보고 무시하는 청춘도 많다. 세상만사를 무조건 삐딱하게 보는 젊은이, 근거 없이 기성세대를 깔아뭉개는 태도를 가진 청춘도 많다. 그런 류의 청춘을빤대라고 일컫고 싶단다.

  젊은이다운 패기와 도전, 정의에 기반을 둔 항거, 이유 있는 비판은 좋지만, 까닭 없이 반항하고 삐딱하게 굴며 무조건 거부하며, 자신의 몫도 제대로 못 하면서 빤질대는 젊은이를 떠올리고, 아울러 독립적이지 않고 부모에 기대어빨대노릇을 하는 무기력한 젊은이, 그래서 삐딱, 반대, 빨대, 빤질 등의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를 총집 하다 보니꼰대의 반대개념으로빤대가 떠올렸다고 한다. 나름 이 신조어의 창시자는 이 용어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을 부채질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의 세대론이 기성세대에 대한 공격 일변도였다면, 이제부터 냉정하게 양쪽 모두를 돌아보고 잘 어우러짐으로 상생하기 위함이라고 단호히 못 박는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히브리서 10:24]

 

  교회 안에도 꼰대 교인이 없으라는 법이 없다. 오랜 세월 가족이 단위가 되어 한 믿음의 공동체에 머물다 보니 알게 모르게 관여가 되고, 그것은 감히 꼰대라고 항변하지 못하고 청년들과 3040세대들로 하여금 성전 공동체에서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큰 요인이 되고 있다. 나를 꼰대 의식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지우려 하기에 앞서 빤대 의식을 지워버려야 한다. 젊은 세대의 의식, 고충, 고민을 이해하고 몇 걸음 내려가서 어부바 해주는 품을 먼저 그 길 걸은 세대들이 실행할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과거에는 청년들과 3040세대들이 교회의인력 풀이 되어 필요할 때만 충원되는 자원들이었고, 지금도 기성세대들의 인식 속에는다음 세대라는 말이 고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아직 때 되지 않는 세대라는 인식의 발로가 아닌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들은 어른 세대의 바로 뒤를 잇고 있는 세대요, 1020세대를 이끌 소중한 세대이다. 그러므로다음 세대라며 동떨어진 의식보다는,‘이음 세대라는 말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식은 끊임없이 뒤로 돌아보며 달리게 만들고, 때로는 뒤로 후퇴하여 견인하는 걸음이 될 테니 말이다. 먼저 청년들과 3040세대들이 기성 세대들에게 다가올 품을 깨끗이 소제 하고, 이해와 관용과 배려의 마음으로 어부바하러 내려가자. 그나마 손이 닿는 곳에 있을 때 조속히 이행하자. 그래서꼰대빤대가 머물던 그 자리에사랑공경의 깃대를 높이 세우자.

 

자유게시판 목록
구분 제목 작성자 등록일 추천 조회
이전글 아, 가을인가 임현희 2024.09.19 8 228
다음글 올록볼록 엠보싱(embossing) 임현희 2022.08.18 15 871

561203 TEL : 063-211-4475 지도보기

Copyright © 전주팔복산교회. All Rights reserved. MADE BY ONMAM.COM

  • rss